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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들이 展

2010.08.21 - 08.27

'속옷과 양말이 서랍 속에 마구 뒤섞여 있다' 'The underwear and socks are jumbled together in the drawer' 단어 검색중 위의 예문을 보고는 어느 작업하는 이들은 그들의 그룹이름으로 지었다고 한다. 간단한 글귀이지만 많은 의미가 추출 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양말은 깨끗하다기 보다 지저분한 느낌과 가깝고 속옷은 깨끗하지만 은밀함을 품고 있어 보통 이 두 의복은 나뉘어져 보관이 되고 있으나 게으름의 문제로 빨래를 같이하게 되는 경우 라든지 아니면 서랍 속에 같이 두어 어느 순간에는 뒤섞여 있는 상태를 볼수있는데 어떤 사람들은 그것을 보고 지저분 하다 생각하고, 어떤사람들은 당연한 듯 생각한다. 이 그룹이름을 처음 들었을 당시 우리 4명은 함께 살고 있었는데 그 당시 우리의 모습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당시 우리의 생활패턴, 생활모습, 일상이 바로 속옷과 양말이 섞여있는 상태 였다. 사실 친구란 피한방울 섞이지 않은 남이다. 남의 옷을 내옷과 같이 빨래하고,같이 나눠입고, 같이먹고, 같이 잠을 잔다는 것은 위의 예문처럼 구분이 없고 격의없으며 자유로운 상태로 생각된다. 실예로 한개의 노트에 일기나 그날 있었던 일, 실화 같은 허구, 꿈등 쓰고 싶은 중얼거림을 한 노트에 같이 쓰며 공유하기도 했으며, 식탁의 사용용도를 보면 그 위에서 밥도먹고, 술도먹고, 그림도 그리고 책도읽고 공부도 하고 이야기도하고, 고기도 구워먹고, 화장대로도 쓰기도 했다. 그리고 옷도 그렇다. 니옷 내 옷 없이 몸에 맞고 입었을 때 자기화 시킬 수만 있다면 허락 없이 입고 빨아놓기만 하면 그만이었다. 옷뿐인가 그곳을 집이라고 하게끔 이루어진 모든 가구 사물들이 다 그렇다. 서로의 집에서 가져온 이불, 커튼, 그릇, 공유한 책, 수저, 신발, 펜, 통기타, 수건 모든 것들이 개인의 냄새를 잃고 공용이 되었다. 사실 그 예문은 누구에게나 낯설지 않다. 다들 일상에서 한번쯤 경험하고 있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또한 속옷과 양말은 서로 닮아있다. 조각난 의류로써 뭉쳐놓는 성질 또한 닮아있 는것이다. 모양과 기능은 다르지만 조각난 의류라는 한배에서 나온 듯 하다. 4명의 관념과 직물적인 모든 사물은 조각난 퀼트처럼 짜집기한듯 부분부분 다르나 전체적 으로 닮아있다. 단 양말과 속옷이 섞여 있는 상태는 3개월이다. 3개월은 짧지도 길지도 않은 시간이다. 3개월의 동거로 이들 4명은 서로에게 영향 받고 서로 배우며 소통한다. 사람은 사는 집에 흔적을 남기기 마련. 3개월간의 흔적을 전시라는 형태로 8일간 공유하였다. 전시장을 벗어난 전시는 장소성에 대해 생각하게끔 한다.집이란 개인의 사생활이 담긴 곳이다. 모든 사람의 작업은 개인의 경험적인 관념이 집약되어 있는데, 그런 사적인 면은 작업과 집이 라는 공간과 서로 닮아 있다. 3개월간의 드로잉, 스쳐간 생각이나 있었던 일에 대한 낙서 혹은 글, 침대라고 하기에 협소한 잠자리, 각자의 공유된 옷가지들, 식탁겸 책상겸 작업다이, 서로 의 집에서 가져온 가구와 사물들, 그 동안의 생활을 담은 일상 사진들, 그리고 각자의 관념이 담긴 작업을 보여 주고자 한다. ▫ 홍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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