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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휩쓸린>, 비닐봉지, 마스크, 섬진강 하동,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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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현장에 왔을 때의 섬진강은 2020년 긴 장마가 휩쓸고 지나간 모습을 그대로 가지고 있었다. 
나무는 모두 휩쓸린 방향으로 기울어져 있었고 나뭇가지엔 당시에 떠내려가던 모든 것들이 매달려있었다. 
비닐봉지가 눈에 잘 띄었는데 화개장터를 지나와서 그런지 

나무들이 장을 보고 무리를 지어 걸어 나오는 모습 같았다. 


2020년은 긴 장마와 코로나로 유난히 우울한 해였다. 
이것들에 사람들과 모든 것들은 일상을 상실한 채 휩쓸려있다. 

기울어진 나무는 어쩔 수 없어 기울어진 채 뿌리로 흙을 붙잡아 새 잎도 내고 옆 나무에 기대어 생을 이어나간다. 
어쩔 수 없이 우리는 마스크를 쓰고 그런대로 이 상황을 스쳐 보내려고 혼자 시간을 보내며 버티고 살아간다. 
나무에 걸린 떠내려 가던 봉지처럼 무언가를 붙잡고 의지해 이 시간을 흘려보내야 한다. 

마스크와 비닐봉지를 들고 이 상황에 같이 휩쓸려 나무에 걸려있음을 기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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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휩쓸린>은 사진작업을 염두해 두고 진행하였으나 셀프촬영에 실패하여 영상으로 촬영해

영상의 한 순간을 캡쳐하여 결과물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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