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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잔잔한 방, A Carm Room> 

각자의 방이 있다.

묻이 굳게 닫힌 방, 문이 열린 방, 문이 없는 방,

문이 있는 데 문이 떨어져 나간 방,

문이 두 개 있는 방, 창문만 있는 방, 창문이 없는 방,

들어갈 수 있는데 나갈 수 없는 방,

나갈 수 있는데 다시 들어갈 수 없는 방, 벽만 있는 방,

축축한 방, 건조한 방, 비가 새는 방, 낡은 방, 새것 같은 방,

물건이 있는 방, 물건이 없는 방, .....

 

내가 만난 방은 창문이 모두 깨져 금이 가있고,

문이 세 개 있는데 두 개에 문짝이 없고,

버려진 물건이 있고, 누구나 들어왔다 나갈 수 있는 방이다. 그리고 비가 샌다.

 

각자의 공간 안에 마음이 있다.

굳게 닫힌 마음, 열린 마음, 자유 없는 마음,

다친 마음, 자유로운 마음, 사유하는 마음, 답답한 마음,

집요한 마음, 냉정한 마음, 감금된 마음,

부드러운 마음, 시린 마음, 부실한 마음, 낡은 마음, 새 마음,

근심 있는 마음, 근심 없는 마음....

 

'마음이 강물 같아라'라고 누군가 말한다.

강같이 물을 많이 품고 미련 없이 흘려보내라고....

내가 만난 마음은 열려있고 사유하나 근심이 많고 부실하다.

하지만 잔잔하다.

© 2014 by ji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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